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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이 사라지다
등록일	2010.01.20	작성자	임명애
연락처	*--***	이메일	************
내용	서울특별시 장기전세주택운영 및 관리규칙(안)에 대한 의견 -희망이 사라지다. 1. 저라는 사람은 저는 결혼 11년차, 40대 중반의 직장 여성입니다.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았습니다. 제가 아이를 낳을 무렵에는 지금과 같은 출산장려정책이 전혀 없어서 출산휴가 2달 받는 것도 눈치가 보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이는 친정어머니와 어린이집을 전전긍긍하며 어렵게 성장하였고, 사회 분위기상 아이가 아파도 직장에 얘기하고 병원에 데려가거나 집에서 돌보지 못하고 직장에 출근해야 했습니다. 남편이 온전한 수입도 없는 상태에서 둘째를 낳을 수는 도저히 낳을 수는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더구나 양가집이 다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보니 결혼때 전세자금 1원 한 푼 도움 받지 못하고, 처녀시절 제가 살던 셋집에서 시작하여 10수년이 지난 지금 1억 원의 재건축이 임박한 낡은 아파트에서 초등 4학년의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2. 하늘이 무너지다. 10수 년을 열심히 살았건만 1억 원이란 전세금도 온전한 제 돈이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산다면 평생 월급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 서울의 주택 사정하에 제게 유일하게 희망을 주었던 것이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였습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월 10만 원씩 청약저축을 불입하여 지금 1,000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어느 지역이든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았고, 설사 올해 안되더라도 내년에는 가능하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서울시민으로서의 시프트를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오늘 서울특별시 장기전세주택운영 및 관리규칙(안)을 보고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60평방미터 이상 85평방미터 이하의 주택의 경우 청약저축액을 기준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던 규칙을 개정하여 여러 가지 가점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처럼 아이가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은 아무리 더 나이가 많아지고, 서울시에 오래 거주하더라도 시프트에 당첨될 확률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정말 아이를 낳아 키울 형편이 되지 못했던 저 같은 가난한 시민은 사각지대에 머물러 국가나 서울시로부터도 버림 받아야 하는 것인가요. 차라리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저소득층으로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저처럼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 없고, 편법을 쓰지 않고, 어중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찌해야 합니까. 도저히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도 없는 시민은 도대체 어찌해야 합니까?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에서도 제외되어 무너지기 직전의 낡은 아파트나 반지하에 살 수 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3자녀 이상을 낳은 가정은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당장 저희처럼 먹고 살기 팍팍하고, 돌봐줄 형편이 되지 않은데 어떻게 3자녀를 낳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긴 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3자녀는 부의상징이었다는 것, 이 규칙을 입안한 분들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개정안은 살만한 사람들을 더 잘 살게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이미 다자녀 특별공급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일반분야에서도 가점을 준다는 것은 이중혜택입니다. 3. 규칙의 문제점. (1) 지난 11월 공고한 시프트 중 강남구에서 공급한 25평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억6천 만 원 대였습니다. 재작년인가 공급한 반포동 개건축 시프트도 2억 원이 넘었지요. 두 곳 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었습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1순위가 결혼 3년 이내이고, 그 기간 중 자녀를 출산한 자이며 동일 순위일 경우에 자녀 수가 많은 자가 우선이었습니다. 결혼 3년 이내에 2억 6천 만 원이나 되는 전세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요? 게다가 자녀까지 많이 낳을 수 있는 사람들, 분명 대단한 경제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서울시의 시프트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지어지는 것인가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출산장려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이건 아니지요. 신혼부부 특별 공급을 하더라도 전세금 얼마 이하에만 해당된다든가 제한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정책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어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 절대로 출산율을 높일 수 없습니다. 서민들이 아이를 낳기 어려워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사교육비이고, 맞벌이의 경우 아이 양육 문제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지금과 같이 낳을 형편이 되어 낳은 사람들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출산률을 높일 수는 절대로 없습니다. (2) 이번 규칙 개정(안) 2월 중으로 공포되어 바로 시행에 들어 갈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적절치 않습니다. 어느 법이든 일정 유예 기간을 둡니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 까지는 국민들이 새로 만들어진 법에 대해서 알게 되고, 준비할 시간을 1년이든, 2년 이든 두어야 합니다. 개정하고 즉시 시행한다면 구법을 염두에 두고 생활해온 시민들의 피해는 어찌 보상하시겠습니까. 모든 것이 빨리 빨리 시대이기는 하나 이와 같이 하루 아침에 규칙이 바뀌어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면, 우리는 너무도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명한 정치가라면, 정책입안자라면 국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3) 다자녀에 가점을 주면서 부양가족 가점을 별도로 주는 것은 이중 가점입니다. 20세 미만의 자녀에 대해 가점을 주면서 다시 부양가족 수에 따른 가점을 주는 것으로 개정안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대부분 중복될 것입니다. 경제활동에 종사하지 않거나, 경로우대 대상인 아닌 부양가족을 둔 가정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이 부양가족은 20세 미만인 사정하에서 두 가지로 가점을 두는 것은 자녀가 적은 사람은 사실상 시프트 입주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4. 결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규칙을 개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줄은 아나, 1. 다자녀는 다자녀 특별공급 가구수를 늘리더라도 특별공급을 통해서 공급하고, 일반공급 에서는 다자녀에 가점을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부양가족수에서 만 가점을 주고, 20세 미만 자녀의 가점을 삭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대해서 임대금액이 높은 주택은 제외하고, 정말로 돈 없어 출산을 꺼리는 보통의 서민에게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이루어져 출산율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3. 서울특별시 장기전세주택운영 및 관리규칙(안)은 개정후 상당기간을 둔 후 시행하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살고 있으나,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 없고, 특별한 재주 없어 큰 돈을 벌지 못하는, 그래서 아이를 하나 밖에 키울 수 없는 가난한 시민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 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펴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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